미국 주택 스타일로 꾸민 2층 아파트

인테리어 2007. 8. 11. 01:46 Posted by 비회원
미국 주택 스타일로 꾸민 2층 아파트
새로 조성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아파트 3층을 훌쩍 넘는 키 큰 나무들. 지은 지 20년이 되어가는 아파트는 입구부터 초록이 푸르러 눈도 마음도 시원하였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 2층으로 이사 오게 된 안영남 씨는 이 푸른 전망에 어울리도록 집을 주택처럼 인테리어했다. 본래 가지고 있던 앤티크 가구가 어우러져 미국 주택을 연상케 하는 클래식한 50평 아파트.
창밖을 보고 콘셉트를 잡다


1. 주택 분위기가 나는 거실. 3+1 앤티크 소파에 맞춤 제작한 윙체어를 매치했다. 벽은 베이지 톤으로 페인팅하고 화이트 몰딩을 둘러 모던 클래식 분위기를 냈다. 샹들리에와 벽 등을 세트로 구입해 달았다.


안영남 씨 댁에 들어서니 오래된 아파트 저층에 사는 즐거움을 알 것 같았다. 2층은 창밖으로 꽃과 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전망으로 삼고 있는 최상의 위치. 보통 아파트 1층은 나무가 너무 크면 겨우 기둥만 보이기도 하고 무성한 잎사귀가 해를 가려 어둡기도 한데, 2층은 그럴 염려가 없다. 집주인은 이 전망을 알아보고, 바깥 풍경과 어우러지도록 내부를 주택 느낌이 나게 인테리어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 주택 스타일을 지향하되 아파트의 천장고가 낮은 것을 고려해서 천장은 등 박스 없이 일자로 마감하고, 대신 테두리 몰딩을 천장에 한 줄 더 대서 무게감을 주었다. 미국 거실에 있는 부담스러울 만큼 커다란 샹들리에 대신 실루엣은 심플하지만 크리스털 광택이 화려한 샹들리에와 벽 등을 달았다. 이 밖에도 벽에 사각형 몰딩 장식을 넣거나 나뭇결이 살아 있는 원목마루를 깔아 주택 이미지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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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관 맞은편. 오른쪽이 안방이고 왼쪽이 딸방이다. 말 오브제와 앤티크 콘솔로 장식했다.
3. 미국에 있는 슈만 앤티크 사이트에서 주문해 배송 받은 소파. 1백50년 된 앤티크로 6년 전에 구입했는데 집 분위기에 맞춰 새로 천갈이를 했다.


앤티크로 꾸민 집

이 집은 오리지널 앤티크와 리프러덕션 앤티크, 이에 어울리게 디자인해 맞춘 가구로 집 안 분위기에 통일감을 주었다. 거실에 놓인 3인용 앤티크 소파는 6년 전에 사서 천갈이만 세 번 했는데, 빛바랜 오렌지빛에서 파란 벨벳으로 바꿨다가 이번엔 다크브라운 자카드와 베이지 번아웃 원단을 믹스했다. 영국 앤티크는 심심하고 프랑스 앤티크는 여성스럽고 섬세해서 집주인은 미국 앤티크를 좋아한다는데, 놀랍게도 3인용 소파는 슈만 앤티크라는 미국 현지 사이트에서 구입해 배송 받은 제품이라고 한다. 슈만 앤티크는 70대의 남매가 운영하는 숍으로, 3대에 걸쳐 앤티크를 취급해온 전통 있는 가구점이다. 그녀가 거래를 터두었기 때문에 아마 지금도 주문하면 한국으로 배송할 것이라고 했다. 3인용 소파를 구입하고 2년 후에 세트인 1인용 암체어를 샀다. 침대나 식탁, 거실 테이블은 리프러덕션 앤티크로, 확장한 베란다에 놓은 벤치는 라인을 단순화하여 맞춤 제작하였다.


4. 오디오장은 인터넷으로 검색해 용산에 있는 업체에서 맞춘 것으로, 느릅나무 결이 살아 있는 블랙 컬러로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5. 처음으로 구입한 앤티크 의자. 젤리프라는 사람이 여자친구 제닐랜드를 위해 만든 의자로 등받이 중앙에 여인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고, 의자 다리 아래 롤러코스터가 달려 있다. 그녀가 논현동에서 찾아낸 문 손잡이는 본래 골드 톤이었는데 블랙으로 분체도장해서 시공했다.


그녀가 앤티크에 눈뜬 것은 20대 후반. 집의 빈 벽을 보면서 ‘저기 말을 모티브로 한 액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우연히 이태원 앤티크 거리에 갔다가 말을 부조로 뜬 액자를 만나 바로 샀다. 그것이 앤티크 쇼핑의 시작이었다. 서양화를 전공해서인지 앤티크 가구에 흥미를 느껴 이후 숍으로 구경도 가고, 인터넷과 미국에 사는 여동생에게 정보도 얻고 공부하면서 이베이 경매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제는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 오류를 지적해줄 정도로 앤티크에 관한 지식이 프로급이다.


주방과 식당

6. 바닥을 아이보리 톤 타일로 시공한 주방과 식당. 다이닝 룸의 폭이 넓어서 왼쪽에 주방 수납장을 짜 넣었다. 산뜻한 느낌이 나도록 올리브그린으로 페인팅을 하고 하단에는 화이트 몰딩을 둘러 클래식한 느낌을 주었다. 식탁은 세덱 제품. 핑크, 그린 등 색감이 들어간 독특한 프레임 샹들리에는 팜팜에서 구입.



클래식한 침실

7. 웅장한 느낌이 나도록 아메리칸 스타일의 높은 침대를 놓았다. 침대가 높아서 먼지가 덜 올라오는 듯하다고. 확장한 베란다에 놓은 빈티지한 느낌의 라탄 체어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숍에서 구입했다. 안방 커튼에는 리틀앤젤스 합창단의 단복처럼 ㄴ자로 리본 테이프를 둘렀는데 역시 집주인의 아이디어.



8. 아들방. 로만셰이드와 천장 등은 엄마가 직접 패브릭을 골라 제작했다. 겨자색 붙박이장은 손잡이까지 겨자색으로 칠해서 깔끔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이다.
9. 레몬트리에서 소개되었던 아담이네 집에서 힌트를 얻은 올리브그린 컬러. 아담이네는 올리브그린을 칠하고 하단 몰딩은 브라운 톤으로 시공했는데 무거워 보일 것 같아 화이트를 선택했다.


10. 지중해풍 타일로 시공한 안방 화장실. 세면대를 2개나 두었는데 아들과 아빠가 함께 세수하는 모습이 재미있을 것 같아 그렇게 디자인했다고 한다.



11. 딸방. 알록달록 캔디 같은 비즈로 장식된 샹들리에와 캐노피를 내린 베드 크라운은 엄마가 딸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앤티크.
12. 집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하이글로시 대신 몰딩 장식을 넣어 도장한 신발장. 잡지에 소개된 김남주의 집을 보고 응용했다. 현관 중문은 깔끔한 블랙 미닫이를 선택.


수준급 인테리어 파일

에디터는 그녀가 집을 고치고 가구며 소품을 고른 이야기를 들으면서 좀 놀랐는데 개조 업체부터 가구 숍, 소품 숍까지 인테리어 기사에서 다뤄지는 거의 모든 리스트를 꿰고 있는 것은 물론,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압구정동에 있는 R는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싸고, 이태원의 H는 물건이 확실하고, 논현동의 S는 사실 그렇게 고급 가구는 아닌데 고급으로 포장을 한다, 청담동의 P는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독특한 맛에 구입하게 된다” 등 가구를 보는 안목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녀는 소파 맞춤을 잘하는 대치동 선진소파와 앤티크 가구 고치는 데 능한 이태원의 이태원 예술(02·798-4941)이라는 곳을 강추했다.

똑떨어지고 날카로운 면이 보였던 주인은 인테리어 업체를 고르고 가구나 소품 하나를 살 때도 역시 그러했다. 이번에 집을 고치면서 그녀가 물망에 올린 개조 업체는 세 곳이 있었는데 그중 한성아이디는 마감도 좋고 설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공사도 정확하게 하는 것 같아 선택했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라서 바쁘지만 워낙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맘에 드는 공간이나 가구 디자인은 평소 스크랩을 해두었고, 미국에 사는 동생이 사다줘서 보게 된 『Veranda』라는 인테리어 잡지를 많이 참고했다. 『Veranda』는 격월간 잡지로 인터파크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데, 한 가지 주제 아래 다양한 샘플 사진을 실어서 실전 개조에 도움이 된다. 집을 고칠 때 벽과 천장, 수납장 등에 다양한 몰딩을 넣었는데 몰딩 두께나 디자인을 결정할 때 그 잡지를 참고했고, 신발장은 잡지에서 봤던 김남주 집의 수납장을 응용했고, 주방 벽 페인트 컬러는 레몬트리에 소개되었던 미국 ‘아담이네 집’에서 힌트를 얻어 올리브그린을 선택했다.
최소한의 구조 변경, 질리지 않는 인테리어로

요즘 공사한 집들을 다녀보면 구조 변경이나 가벽 설치가 공사의 필수 항목이라도 되는 듯 효용에 비해 거한 구조 변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딱 필요한 만큼만 거실과 안방, 주방을 확장하고 안방 화장실 문의 위치를 옮긴 것이 전부다. 거실은 주택 분위기를 내기 위해 확장하였고, 주방은 별도의 세탁실이 있어서 식당과 연결되는 다용도실이 필요 없어 넓혀 주방으로 들였다. 신축 아파트에서 살았던 집주인은 오래된 아파트에 오니 파우더 룸이 없는 것이 가장 아쉬웠는데 안방 화장실 문의 위치를 옮겨서 파우더 룸 역할을 할 코너를 마련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유치원생 딸, 네 가족이 사는 집은 자잘한 소품이나 액자가 거의 없고, 그렇다고 여기저기 현란한 벽지로 포인트를 준 것도 아닌데 휑한 느낌이 전혀 없다. 집주인은 소품이나 자재를 선택할 때 일단 인테리어를 끝내고 나면 잔손이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즉, 쉽게 질려버리거나 너무 심심해서 뭔가 자주 바꾸거나 새로 사다 두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앤티크 가구로 라인을 주는 대신 벽이나 몰딩, 수납장은 단조롭게 디자인했고, 집 전체는 베이지 톤으로 온화하게, 포인트 벽지를 쓰되 색감이나 패턴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포인트가 되는 종류로 골랐다. 포인트 벽지는 안방에는 불빛에 따라 골드 톤 무늬가 드러나는 것으로, 아들방은 연한 핑크 톤과 그레이가 어우러지는 플라밍고 패턴을 시공했다. 이런 선택이 공사 후에는 인테리어 고민을 접을 수 있도록 하는, 진짜 주부를 위한 인테리어인 셈.


일부러 유행을 피하다

그녀는 인테리어 계획을 잡을 때 그동안 모아두었던 자료를 보고 집에 가지고 있던 가구로 가배치를 해본 후 시작했고, 가구 숍이나 소품 숍에 갈 때는 늘 줄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치수에 관한 감을 키웠다. 인테리어 노하우를 물으니 ‘유행 피해가기’와 ‘다른 집에 없는 것 고르기’라고 했다.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라는 간단한 대답. 유행을 앞서 가지 못할 거면 차라리 한 텀 지난 것을 선택해 달라 보이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의 집에는 현란한 컬러의 포인트 벽지도, 블랙에 가까운 진한 마루도, 질감 타일을 과감하게 바른 벽도 없다. 아파트 개조임에도 새롭게 보이는 것은 미국 주택 스타일이라는 정확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그녀의 ‘옆집에 없는 것 고르기’ 원칙이 큰 역할을 한 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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