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빈티지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 기획·정소나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창고로 쓰던 공간을 그대로 살려 침실과 거실, 주방을 연결해 원룸 형태로 꾸민 디자이너 이은우의 집. 화이트 벽면과 브라운 바닥으로 심플하게 통일감을 준 공간에 블랙·화이트 패턴, 몰딩, 레이스 등 개성 넘치는 장식으로 집안 곳곳에 포인트를 주었다. 빈티지와 페미닌 스타일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옷을 디자인하는 패션 디자이너 이은우(38). 그의 집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혜화동을 지나 오래된 한옥과 좁은 골목이 늘어선 원남동의 상가 건물에 위치해 있다. 뉴욕에서 공부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청담동에 ‘eunnue’라는 로드숍을 열고 활동 중인 도회적인 이미지의 그가 도심과는 사뭇 다른 수수한 분위기의 원남동에 생활공간을 꾸린 이유가 궁금했다. “밤낮없이 소란하고 복잡한 도심 속에 고궁의 위엄이 남아있는 동네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어요. 아침에 창문을 열면 내려다보이는 기와집 풍경이나 창경궁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쏙 들었죠.” 원래 창고로 사용하던 이곳은 사무실과 재봉실이 가까이에 있어 그가 자주 드나들던 장소. 이곳에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차리기로 결심한 그는 파티션이나 벽이 없는 공간을 그대로 살려 탁 트인 원룸 형태로 만들었다.
1 공간을 차지하는 화장대를 따로 들여놓지 않고 앤티크 스타일의 커다란 거울을 세우고 의자를 놓아 화장대로 사용한다. 2 거실 한쪽에는 책상을 만들어 책을 읽거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책상에는 바퀴를 달아 이동이 쉽도록 했다. 3 거실과 연결되어 탁 트인 느낌을 주는 침실은 블랙·화이트의 지브라 프린트로 장식해 세련된 멋을 더했다. 아무것도 걸지 않고 깨끗하게 연출한 벽면은 공간감을 더하는 포인트가 된다. 패션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침실과 거실, 주방이 하나로 길게 이어진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덩치 큰 가구나 복잡한 장식품들은 일절 들여놓지 않아 15평 정도의 아담한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집 안 전체 벽면을 화이트 컬러로, 바닥과 소품들은 브라운 컬러로 통일하고 간접 조명을 곳곳에 배치해 마치 뉴욕의 모던한 카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원래 주거 공간으로 설계되지 않아 바닥부터 벽면, 작은 소품 하나까지 모조리 탈바꿈시켰다는 그의 인테리어 컨셉트는 ‘모던과 클래식의 조화’. 한결같이 직선으로 디자인한 모던한 가구와 세련된 지브라 프린트, 고풍스럽게 둥글려진 골드 몰딩과 샹들리에, 화려한 레이스 등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그만의 감각으로 개성 있게 조화시켰다.
1 꼭 필요한 가구만 들여놓고 패브릭이나 소품들로 집 안을 장식한 패션 디자이너 이은우. 2 아기자기하고 예쁜 그릇들로 아담한 주방에 산뜻한 포인트를 주었다. 3 주방 창가 아래쪽에는 선반장을 만들어 주방 소품들을 올려놓았다. 키를 낮춘 수납공간 위는 방석과 쿠션으로 장식했다.
구석구석 손길 닿은 개성 있는 공간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새로 장만한 가구는 거의 없다는 그만의 집 꾸밈 노하우는 버려지고 오래된 것들을 리폼해 사용하거나 공간에 맞게 직접 디자인하는 것. 거실은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낡은 소파를 집 안 컬러에 어울리게 커버링하고, 벽면은 액자나 장식품을 걸지 않아 여백의 미를 살렸다. 대신 삐뚤삐뚤 재단해 더욱 멋스러운 송치 소재의 러그와, 컬러를 통일한 다채로운 패브릭의 쿠션 등으로 공간의 허전함을 메웠다. 직접 디자인한 침대를 들여놓은 침실은 블랙 ·화이트의 지브라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침실 한쪽에는 앤티크한 대형 콘솔을 세워놓고 심플한 의자와 빈티지한 가죽 박스를 놓아 화장대로 사용하고 있다. 문 대신 달아놓은 레이스 천을 열면 패션 디자이너다운 감각이 묻어나는 드레스룸이 펼쳐진다. 좁은 공간이지만 수납장을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옷과 신발들을 계절별로 빼곡하게 정리해놓았다. 앤티크한 주얼리들은 거울에 걸거나 선반 등에 올려놓아 빈티지한 멋을 냈다. 클래식한 느낌이 나는 천장의 골드 몰딩은 액자 가게에서 프레임을 사다가 이어 붙여 완성했고, 싱크대와 수납장 역시 직접 디자인해 빈티지한 분위기를 냈다. 주방 가구는 유학 시절 헐값에 구입한 독특한 디자인의 손잡이를 붙여 포인트를 주었다. 식탁으로 쓰고 있는, 낡았지만 멋스런 테이블은 종로 귀금속상가에서 금세공사들이 작업할 때 사용하던 것. 버린 것을 주워다가 의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다리만 잘라낸 후 모던한 의자를 놓아 멋진 바 부럽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주방 벽면에는 선반을 만들고 발품 팔아 모은 톡톡 튀는 컬러의 예쁜 그릇들로 장식해 집 안에 생기를 더했다. 창경궁이 바라다보이는 주방 창은 손님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해 집들이 파티를 했는데 다들 멋지다고 하더라고요. 창가 아래 만들어 놓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와인 한 잔 마시기도 하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꽤 괜찮은 곳 같지 않나요?”
1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빈티지 트렁크와 낡은 가죽 박스는 화장품 수납뿐 만 아니라 장식적인 역할도 톡톡히 한다. 2 직접 만들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수집하기도 한 앤티크한 주얼리들은 어느 곳에 놓아도 공간에 멋을 더하는 포인트 소품이 된다. 3 앤티크한 주얼리들을 콘솔 모서리에 걸어 집안 구석까지 빈티지한 느낌을 냈다. 4 패션 디자이너다운 감각이 느껴지는 에스닉풍의 드레스룸. 다양한 스타일의 신발과 옷, 소품들을 계절별로 빽빽이 정리해놓았다. 그가 작업하는 사무실과의 연결 통로인 문에 거울을 붙여 옷맵시를 살피곤 한다. 5 창고 공간이라 화장실이 없던 곳에 벽돌을 붙이고 화이트 페인트를 칠한 후 미닫이문을 달아 화장실을 만들었다. 빈티지한 거울 하나만 걸어 심플한 느낌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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