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모두 집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거예요. 싱글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아요. 넓고 화려한 집보다는 수납장이 많아서 짐을 감출 수 있거나, 채광이 좋아서 종일 집이 밝았으면 하는 생각이요.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면 방범이나 치안이 잘 되어 있는 집을 우선으로 선택한다는 것이겠죠.
지금 사는 원룸을 고를 때에도 면적에 비해 넓은 집보다는 좁아도 살기에 쾌적하고, 깔끔한 집을 원했어요. 전에 살았던 집은 채광이 좋지 않아 집이 늘 우중충해서 마음까지 우울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원룸을 단번에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가 잘 들고, 무엇보다 빌트인 된 주방 때문이었어요. 원룸에 살 때 불편했던 것이 환기였거든요. 한 번 음식을 하면 냄새가 잘 빠지지 않아서 침대나 소파에 음식 냄새가 배어 나중엔 아예 음식을 하지 않고 계속 사 먹게 되었죠. 하지만 원룸에 살려면 그 부분은 포기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빌트인처럼 쏙 가려지는 주방을 보니 눈이 휘둥그레졌죠. 물론 음식을 할 때는 문을 열어 놓기 때문에 냄새가 전혀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전에 비하면 훨씬 쾌적해요. 또 평소엔 문을 닫아 놓아 인테리어를 망치지도 않고요.
실제 면적은 39. 6㎡(12평형)밖에 안 되지만 침대며 소파, 책상까지 꼭 맞춘 듯이 놓을 수 있어 여유로워요. 전셋집이다 보니 사실 크게 무엇을 바꾸는 것에 제약이 있어요. 그래서 가구나 패브릭으로 데커레이션을 해봤죠. 전체적으로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색감을 통일했더니, 집이 정돈되어 보여요. 원래는 컬러풀한 것을 좋아하고, 작은 소품들을 모으는 것이 취미여서 전에 살던 원룸은 컬러도 많고, 짐도 많아 좁고 어지러워 보였어요.
이사하면서 짐들을 정리하고, 최대한 심플한 가구들을 놓았더니 매일 새집에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이렇게 작은 공간이라도 고급 주택이 부럽지 않아요.
01_ 레드와 화이트로 심플하게 꾸민 원룸의 전경. 소파, 테이블, 수납장 등이 방의 크기에 적합한 크기여서 소가구들이 적지 않음에도 좁거나 어지러워 보이지 않는다.
02_ 현관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옷장, 이불장 등을 대신하는 수납장이 있다. 세탁기가 빌트인 되어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은 편. 수납물을 한꺼번에 넣어 둘 수 있어 편리하다.
03_ 창을 향해 있는 주방은 접이식 문짝이 달린 빌트인 형태. 음식을 한 후에 환기팬을 가동한 채 접이문을 닫아 두면 냄새가 방 쪽으로 흘러들지 않아 집 안에 냄새 밸 염려가 적다.
04_ 현관에서 침대가 곧바로 보이는 게 싫어서 작은 수납장을 놓아 가리개 겸용으로 사용한다. 수납장은 짜 맞춤 가구로 지인을 통해 디자인을 의뢰했는데 아끼는 가구 중 하나라고.